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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

디스크 2021. 9. 15. 10:50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저자 편성준 | 몽스북 | 2020.10.30

 

 

 

 

-저자 소개

저자 : 편성준

MBC애드컴, TBWA KOREA 등의 광고 대행사에서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일했지만 언제나 광고보다는 노는 걸 좋아했다. 

광고 카피보다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었고 딱딱한 사무실보다는 자유로운 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싶었다. 

그러다가 출판 기획자이자 노는 것에 대한 생각이 비슷한 여자를 만나 결혼했다. 

작은 한옥을 사서 고친 뒤 ‘성북동 소행성小幸星’이란 문패를 달았다. 

우연처럼 부부가 둘 다 비슷한 시기에 직장 생활을 접었다. 그동안은 남들이 원하는 것들을 하고 살아왔으니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보려는 것이다.

부부의 꿈은 앞으로도 ‘쉬지 않고’ 노는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줄거리

20년 넘게 광고 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한 저자 편성준 님의 사랑, 결혼, 일상 등 전반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광고라는 것이 짧은 글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인지, 에세이 글의 문장도 심플해서 가독성이 좋고, 자칫 슬프거나 우울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풀어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흥미롭습니다.

초혼인 저자와 재혼인 아내가 만나 작은 한옥을 사서 '성북동 소확행'이라는 문패를 달고, 결혼기념일마다 아침에 침대에서 눈뜨자마자 커플 사진 찍기를 8년째 하고 있는 작가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다 보니 둘 다 놀고 있지만, 그렇다고 겁이 하나도 안 나는건 아니라네요. 이렇게 솔직할 수가! 둘 다 놀고 있지만, 전혀 궁상맞지 않아 보이는 작가의 이야기 중 몇 가지 재밌는 에피소드와 구절을 소개 해 드겠습니다.

 

 

-마음에 남는 구절

논다는 것은 쉰다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는 회사를 다니지 않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은 남들이 원하는 것들을 하고 살아왔으니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보려는 것이다.

...

우리는 계속 미뤄왔던 일상의 행복들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비싼 가방이나 좋은 오디오, 고급 자동차 등 눈에 보이는 귀중품들을 소장 목록에서 지웠다. 그 대신 계속해서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찾아보자고 다짐했다. 이것은 '정신 승리'가 아니다. 다만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오빠는 왜 날 사랑해?"

아내는 가끔 내게 물었고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게 제일 유리해서!"

그러면 아내는 기가 막혀서 웃는다.

그러나 그 기막힌 대답이

결국 정답임을 아내도 알고 나도 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여자를

사랑하는 게 능력이다.

그러니 남자들이여,

미련을 버려라.

이제 다른 여자들이

당신에게 달려와서

인생이 허무하니

술을 사달라고 조르거나

취한 척 기대다가 쓰러지거나

알아서 옷을 벗는 일 따위는

지구가 혜성을 충돌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되었다.

당신 옆에 있는 여자를 사랑하라.

그것만이 가장 확실한 행복이다.

 

 

 

성준: 저, 김실장님. 무슨 걱정있으세요?

실장: 아뇨. 없는데요.

성준: 너무 깊은 한숨을 쉬시길래......

실장: 아, 그거요? 어제 배운 호흡법 해본 거예요. 숨 깊게 내쉬는 거. 아하하.

성준: 네. 아이고, 깜짝 놀랐잖아요. 실장님.

 

역시 남의 일에 너무 관심을 갖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아내는 가끔 엉뚱한 질문을 한다.

...

혜자: 여보, 우린 왜 같이 살아?

성준: 음...... 집이 하나니까.

혜자: 아.

 

나의 바보 같은 대답에도 비웃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아내가 난 좋다.

 

 

 

인생의 목표를 성공이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데 성공하는 것'으로 잡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개의 성공담보다 여러 개의 실수담이 있는 게 낫다. 실수담이 많은 사람일수록 부자라고 믿는다.

 

 

-글을 읽고 난 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다는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부부는 회사에는 다니고 있지 않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었고, 그 과정을 책에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글에서 저자가 물건을 엄청나게 자주 잃어버리는 글이 몇 개의 에피소드로 나오는데, 그때마다 아내는 대수롭지 않게 그 일을 받아들입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이기에 서로를 받아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저도 이 부부의 팬이 된 것 같습니다. 이 부부가 앞으로 어떠한 삶을 꾸려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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